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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검사 후기

Woodo 2024. 11. 15. 16:13

 

 

 첫 진료후 검사예약을 한 당일이 되었다. 회사엔 반휴를 냈다. 1~2시간 소요된다는 이야기에 아깝지만 어쩔수 없이 낸 휴가였다. 아이는 어린이집에 있고 난 휴가였지만 검사를 위해 대기를 해야했다. 검사시간이 좀 남아 차에 잠시 앉아서 책을 읽기로했다. 역시나 잠들었다. 생각보다 꿀잠을 잤다. 머리가 개운했다. 그렇게 병원안으로 들어갔고 바로 검사를 하자며 옆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 구식 컴퓨터 앞에 나를 앉혔다. 그리곤 눈감으세요 ! 눈뜨지 마세요! 라고 단호하게 명령했다.

 

 난 일단 눈을 감았다. 그러자 부시럭부시럭 소리와 함께 뭔가 수영모자에 세라믹제질같은 덩어리들이 달린 모자를 뒤집어 씌웠다. 뭔가 축축한 걸 바르고 잘 접지가 되었는지 모니터를 보면서 확인하는 것 같았다. 그때 어? 하는 소리와함께  축축한 액체가 머리에 뭍었다. 접지가 잘안되는지 아주 축축하게 무언가를 발랐다.

 

 

"메뉴얼일지도 몰라"

 

 검사를 진행하는 간호사는 수영모자를 씌우는 과정을 진행하는동안 골방의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이상했다 외부에 내가 노출되는 느낌에 불안해 졌다. 그러다 문득 이런생각이 스쳤다. '메뉴얼일지도 몰라' 방안에 환자와 있을땐 절대 문을 닫지 말라는 메뉴얼이 있는지도 몰랐다. 기분이 이상했다. 열려있는 문 때문인지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건물 복도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들이 평소보다 예민하게 귀에 꼿혔다. 나의 이런꼴을 누구에게 들키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더욱 불안해져 꼼지락 댔던 것 같다. 사실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다가 나도모르게 뻘생각들이 떠올라 이리저리 혼자만의 시간에 빠져들었다.  지속적으로 발려지는 축축함에 익숙해질때쯤 "이제 검사 시작합니다. 눈뜨지마세요! "라고 말하곤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그리고 한 몇십분 정도 눈을 감고 사무실 피씨앞에서 이상한 모자를 쓴채 앉아있었다.

 

 

 #뇌파검사 

 

 눈을 감고 있으면 처음엔 어둡지만 눈꺼풀을 통과해 들어오는 빛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계속 그 빛을 추적했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빛이 돌아갔다.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밀어볼이 내 머리위에 있나 싶었다. 물론 실제로 그런 미러볼이 있진 않았다. 그런 빛의 이동을 경험하다보니  스텐리 큐브릭의 영화 시계태엽오렌지의 주인공마냥 실험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또 갑자기 다른 생각 나의 고민들 이런저런 생각들속을 떠돌아 다녔다. 그러다 예전에 배운 명상을 하는 기분으로 차분하게 앉아 그냥 나의 생각들을 받아들이면서 차분한 단계로 들어섰던 것 같다. 이런 저런 공상을 하다 마치 명상을 하는것과 같이 몰입하게 되었을땐 불안도 내려가고 꼼지락거리고 싶은 마음도 줄어들었다. 아마 검사를 하기전 낮잠이 나를 더 차분하게 만들어 줬는지도 모르겠다. 얼마지 않아 다시 들어온 간호사는 끝났다며 머리에서 수영모자를 벗겨냈다. 

그리곤 피씨를 보여주며 2번째 검사를 시작하라고 했다. 

 

 

 

#CAT검사 

 

 소리가 나면 버튼을 누른다던지 특정 도형이 보이면 버튼을 누르는 검사를 시작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등장하자마자 

막누르고 싶어서 빠르게 눌러댔다. 처음 두가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 끝냈다. 하지만 세번째부턴 도형이 연속해서 나오거나 소리가 연속해서 나올경우 버튼을 눌러야했는데 소리와 도형이 혼재되어 나오다보니 어느순간 망했다를 감지했다. 집중하다 한두번씩 턱턱 풀렸다. 검사 중반쯤 되면서부터 안내문구에 빠르게 누르라는 문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머리릉 쿵 맞은 것 같았다. 이제까지 누구도 빠르게 누르라고 말한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천천히 박자에 맞춰 해도 되는것이었다. 약간의 맨붕에 빠졌다. 검사의 막바지엔 순서를 따르는 검사 그다음은 순서를 역순으로 찾아가는 검사였다. 순서를 따르는 검사를 진행한다. 이상하게도 역순은 다맞췄으나 순서대로 찍어나가는건 놓쳤다. 아 이래저래 이마가 지끈거렸다. 

 

 

검사가 끝났다. 

진료실에서 호명될때까지 일단 대기실에 앉아서 기다렸다. 무슨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그냥 멍하니 공상을 했던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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